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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성공일까 아닐까

Amine 2024. 12. 16. 11:39

24.12.16.(월) - 54.2kg

어제 사모님들이 내가 살이 엄청나게 빠졌다고 엄마만큼 날씬해졌다고 칭찬을 마구마구 해주셨다. 기쁘긴 했는데 솔직히 할 말이 없더라. 살 쪘던 예전의 나의 모습을 욕할 수도 없고. 나는 60kg이 넘어갈 때에도 분홍 원피스를 입은 내가 너무 사랑스러웠기 때문이다.(절대로 길티챌린지가 아니다) 그냥 살빼느라 죽겠다고 설렁설렁 넘겼다. 그래 생각해 보면 내 정체성을 '디저트를 좋아하는 여자아이'로 정의한 것 치고는 독하게 했다. 솔직히 단 음료도 거의 안 마셨고, 단 거 마신 거라곤 시럽 반절만 넣은 카페라떼나 아니면 한 끼 대용으로 마신 초코라떼밖에 없다. 그것도 너무 아껴서 먹느라 5시간 동안 야금야금 마셨다. 아 그리고 생리 직전에 먹은 미떼 핫초코 100ml 정도. 단 것을 아예 안 먹은 것은 아니다. 하루에 조그만 초콜릿 한 조각이나 호두과자 한 알, 혹은 샤인머스켓 두 알, 칸쵸 반 봉지 정도는 먹었다. 이걸 안 먹고 평생 살 수는 없다. 석 달동안 이정도 참은 것도 용하다. 그리고 내 목표 몸무게는 사실 "뺄 수 있을 때까지, 그리고 그것을 유지할 수 있을 때까지" 이다. 40kg가 되어도 상관 없으니 그냥 내 몸에 지방층이 없었으면 한다. 이정도면 프로아나인가? 그렇지 않다. 내가 그럴 수 없음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난 면으로 된 음식을 너무 좋아하고 마라탕도 좋아하고 떡볶이도 좋아하고 치즈볼도 좋아하고 탄수화물 음식은 무조건 극호이기 때문에 절대 40kg 따위 될 수 없다. 40kg는 고사하고 48kg도 어려울 것이다. 어려운 수준이 아니라 불가능이다. 그건 그냥 타고나기를 식성이 메말라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솔직히 48kg에서 뼈무게를 빼고 모두 지방이면 눈바디가 절대 날씬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유지할 때는 먹긴 먹되 운동까지도 해야 하는데 운동하기가 참 싫은 것이다. 겨울이라 그렇다고 생각하고 싶다. 여름에는 이렇진 않았는데. 어쨌든 지금 하는 식단을 잘 유지해서 40kg대가 되기를 바란다. 머리속에 다이어트밖에 없는 여자가 되고 싶진 않은데. 그래도 정신줄 놓고 먹는 사람보다는 잘 절제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24.12.17.(화) - 53.6kg

배고파서 잠이 깬 경험은 오랜만이다. 어제 난 별거 안먹긴 했다. 점심에 닭도리탕에서 닭가슴살만 골라 먹었고 잡곡밥도 두 숟갈밖에 안 먹었고 140kcal짜리 흰우유 한팩, 간식으로 가나초콜릿 한조각, 칸쵸 반봉지, 바나나, 계란, 두유, 고기 두 쌈, 도넛 아주 조금 한입, 귤 하나. 이렇게 먹었다. 나열해 보면 많은 것 같지만 솔직히 하루 종일의 칼로리를 계산했을 때 충분한 양은 아니었다. 너무 배고팠어. 근데 단숨에 53kg대로 내려갈 줄은 몰랐다. 수분무게일 것 같긴 한데... 40kg대까지 얼마 안 남았다. 장기로 가고 싶은데, 그러기가 힘든 것이, 난 지금도 많이 먹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사실 그건 아니다. 많이 먹고 있진 않다. 케이크랑 도넛이랑 쿠키를 다 먹고 싶은데 안 먹는 거다. 한번 먹으면 요요가 올 것 같기 때문이다. 다시 습관이 들까 무섭기 때문이다. 어제 필라테스 선생님께 살이 많이 빠졌다고 말씀드렸다. 수줍어서 원. 많이 예뻐졌다고 해주셨다 우하하. 그렇지만 내가 누누이 생각하는 것은 몸매는 예뻐질지언정 얼굴은 날씬해진다고 예뻐지진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지 개선은 할 수 있겠지. 등살, 겨드랑이살, 뱃살 등이 없어지니까. 등살 없어졌다는 소리를 어제 들었다. 근데 아주 조금 스크래치가 나긴 했다. 예전에는 등살이 눈에 보였구나 싶더라고. 아이러니하군. 그치만 내가 살뺀다는 이야기를 하도 많이 하고 다니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견뎌!!!!!!!

 

24.12.30.(월) - 52.3kg

가평에 내려가 식단을 무지하게 조였다. 사실 일상생활에서 먹은 것 치고는 엄청나게 조인 편은 아닌데, 일상생활 중이 아니라서 너무 허기지고 배고파 그냥 먹은 것도 있다. 아무래도 일상보다는 칼로리 소모가 더 되겠지. 28일 토요일 아침은 x, 점심은 진짜 주먹 한 줌, 저녁은 조금 일반적으로. 그러나 역시 양이 적었고 식사도 5시30분에 일찍 했다. 간식은... 일단 점심과 저녁 사이에는 귤 4조각, 오레오 초코웰치스 1cm, 젤리 1알, 레드베리스 티(0kcal)를 먹었다. 그리고 저녁 이후에는 현미녹차만 주구장창 마시다가 오레오 초코웰치스 1cm를 또 먹었다. 종현삼촌이 옛다 하고 주셨기 때문이다. 하하하! 그리고 귬이가 배달앱으로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시킨다고 했는데 귬이는 컵라면 두 컵을 먹고, 다른 언니들은 컵라면 하나씩을 먹긴 했지만 나는 그 시간에 몸과 얼굴 위주로 샤워하고 잠옷으로 갈아입고 로션을 바르고 방에서 소감을 썼다. 진짜 사실 너무 냄새가 좋아서 먹고 싶었다. 그런데 저녁을 점심보다는 조금 더 먹어서 12시가 되었는데도 꼬르륵 소리까진 나지 않았다. 그게 좀 아쉬운 부분이었다. 29일 일요일 7시 30분에 일어나서 독기있게 머리를 깨끗이 감는 샤워를 또 했다. 난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 몸이 너무 찝찝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메리언니가 준 샘플 샴푸 덕에 아주 머리카락이 뽀득뽀득하니 개운했다. 아침은 클래식 버터롤빵(나의 중학생 시절 살찐 원인 1순위) 2개, 1회용 버터 1개, 1회용 잼 1개, 코코볼 시리얼 한컵, 크림수프 한 그릇, 샐러드, 우유 한 팩, 사과 두 쪽 이렇게 먹었다. 사실 너무 당류가 높은 식단이라 매일 이렇게 먹으면 살 찔 텐데 어쩔 수 없었다. 평소에 내가 좋아하는 양식 메뉴였고 이미 낸 돈에 다 포함된 식사였기 때문에 거부하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이 아침식사를 하기 전에 가르시니아 성분이 포함된 다이어트 보조제도 먹었고, 저녁도 굶기로 했다. 그리고 정말 인스턴트 블랙 커피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다가 점심에 짜장밥과 짬뽕국이 나와서 춘권 4개와 함께 든든하게 먹고, 그 이후에 집에 컴포즈 아메리카노를 사서 먹은 것 이외에는 저녁은 매일유업 고단백 두유 1팩 먹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공복에 화장실 다녀와서 잰 게 52.3kg가 나온 것이다. 물론 이거 한 끼 식사 제대로 하면 당연히 다시 53.8kg 쯤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러나 일단 52.3 이라는 숫자는 내가 지금 다이어트 중에 처음 보는 숫자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어제 마라로제엽떡 먹방을 보면서 잔 보람이 있는가. 그런데 또 너무 배고파서 괴롭긴 하다. 꼬르륵 소리가 너무 크게 나서 부끄럽다. 오늘 점심과 내일 점심은 가족들과 함께 먹기 때문에 아주 건강식으로 먹어야 한다. 밥 대신 계란으로 반찬과 함께 먹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