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kes 36

사랑하는 어린 왕자의 죽음과 후유증

요새 어린 왕자에 obsessed 되어 있다. 나이가 한 자리 숫자였던 시절에 읽었던 충격적이었던 어린 왕자의 죽음이 20대 후반이 되어서도 후유증이 크다. 이름도 모르고, 그냥 어린 왕자라니. 이름 좀 알려 주지. 그 조그만 어린이가 장미한테 상처받고 행성 사람들한테 실망하고 사막에서 물도 못 찾고 고생했던 게 섬세하게 묘사가 되어서 마음이 아프다. 특히 조종사가 어린 왕자를 안고 우물을 찾으러 가는 그 장면이 눈물 날 정도로 애틋하다. 조종사가 어린 왕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묘사되어 있어서 참 애정하는 부분이고, 따로 내가 가장 많이 울었던 구절은 여기다. '그의 발목에서 노란 한 줄기 빛이 반짝했을 뿐이다. 그는 잠시 동안 그대로 서 있었다. 그는 소리 지르지 않았다. 나무가 쓰러지듯 그는 천천히 ..

Likes 2025.03.26

자기발견이 선을 넘으면 자기학대가 된다

오늘 '다시 한번' 깨달은 것 하나는 내가 정말 혼자 다니기를 싫어한다는 것이다. 아니 애초에 시간과 체력을 쓴다든가 돈을 쓴다든가 하는 게 싫다. 내가 뭐 하러? 얼마든지 내 의지로 시간과 돈과 체력을 아낄 수 있는데. 다른 사람과 함께라면 딱히 선택지가 없겠지만. 그 사람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위해 충분히 돈과 시간과 체력을 투자할 용의가 있지만 나 혼자서라면 굳이 멀리 있는 장소를 찾아서 내 자원을 쓰고 싶지는 않다. 왜냐하면 너무 피곤하고 돈이 아깝기 때문이다. 심지어 밖에서 음식을 사 먹으면 살도 찐다. 나 스스로 나를 잘 챙기는 기분이 들려면 그냥 내 일상생활을 빈틈없이 관리하면 될 일이다. 나는 돈을 쓰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고, 시간 일정도 계획에 어긋나면 무지하게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다. ..

Likes 2025.02.21

똑바로 밥을 먹으면 살이 찐다

나에게 진짜 밥을 먹으라고 안 했으면 좋겠다. 군것질도 제발. 나도 먹기 싫어서 안 먹는 게 아니라고요. 스트레스 받는다. 나도 핫초코, 코코아 좋아하고, 마시멜로 구워서 비스킷 사이에 끼워 먹고 싶고, 떡볶이 한 접시 뚝딱 해치울 수 있고, 생크림 가득 들어간 와플과 케이크를 10분 만에 없앨 수 있다고요. 찰기 있는 흰 쌀밥에 김치, 햄, 계란말이만 있어도 두 그릇은 먹을 수 있고, 비빔국수에 삼겹살을 곁들여 먹으면 4분 안에 먹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렇게 먹으면 살찐다고요. 내가 운동 선수나 주 5회 고강도 운동을 1시간씩 하는 그런 사람도 아닌데 하루종일 회사에 앉아 있다가 퇴근하고 누워버리는 게 다인데 그렇게 먹을 수는 없다고요. 2월 12일 - 51.1kg너무 속상하다. 저번 주 목요일에는..

Likes 2025.02.12

날씬하다고 예뻐지는 건 아니더라고

오늘 공복 몸무게로 50.8kg 라는 숫자를 봤다. 이번 주에 거의 탄수화물을 먹지 않았다. 아니 사실 그건 거짓말이다. 어제 동생이 남긴 찜닭에서 당면을 좀 먹었기 때문이다. 물론 당면 먹기 전, 혈당관리를 위해서 야채와 버섯을 먼저 먹었다. 그게 점심이었고 저녁은 단백질음료 한 병에 견과류 한 봉지를 먹었다. 요새 왜 이렇게 달걀이 먹기 싫은지. 껍질 까기도 귀찮고 왠지 살찔 것 같고 그렇네. 그래도 돌아가면서 메뉴를 다양하게 먹으니 살 빼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다. 특히 견과류가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그 견과류 봉지 가운데서도 말린 라즈베리가 없었다면 나는 목 막혀 죽었을 것이다) 이 몸무게까지 올 때 중간중간 폭식할 것 같은 위기가 있긴 했다. 그러나 아무도 내가 살 찌는 것을 바라지 않는..

Likes 2025.02.05

이상주의자의 반란과 꼽주기

그래 난 정말 유명한 이상주의자였다. 모태신앙 기독교인이기도 하고 '엄마 찾아 삼만리'나 '세라 이야기', '큰 바위 얼굴' 등을 읽고 자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선한 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그런 권선징악적 이야기에 감동하고 위로받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게 현실에서도 적용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나는 학창시절 외모지상주의나 학교폭력 등의 정의롭지 않은 사건에 분노하면 세상 물정 모르는 개찐따같은 사람이 되었고 이혼하는 부모 아래 있는 자녀 양육 문제나 복잡한 불륜, 치정 사건들에 비판적이고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면 쿨하지 못한 사람이 되었다. 사람들은 대부분 무거운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떨떠름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물론..

Likes 2024.12.27

낭만적으로 보고 싶은 OL의 식문화

퇴근 후 도시의 밤거리를 걷다가 초밥을 포장해서 집에서 야경을 즐기며 음료수와 같이 먹기휴일에 예쁘게 꾸미고 친구와 걸스토크를 하며 햇살이 들어오는 식당에서 파스타 먹기남편을 위해서 가지볶음과 라자냐 등을 만들어 아늑한 주황색 조명이 있는 식탁에서 같이 먹기저녁에 끼니를 거르고 밤늦게 선물받은 초콜릿 상자를 열어 예쁜 고급 초콜릿 10개를 다 먹고 후회하기포근한 수면양말을 신고 직접 구운 시나몬롤 또는 초코칩 쿠키에 우유를 곁들여 밤참으로 먹기일이 바쁜 기간에는 사무실에서 야근을 하며 삼각김밥 1개와 우롱차로 저녁 때우기오랜만에 시간이 남은 평일 아침 흰밥에 소금만 넣어 간단한 주먹밥 만들어 먹기정시퇴근을 한 운 좋은 날, 나를 위한 요리를 하고 싶어 양파와 새우를 사서 새우파스타 해먹기와카코를 보고 영..

Likes 2024.12.13

거울을 보며 외치는 말 : 살더빼

요새 내 주된 관심사는 역시나 다이어트이다. 사실 좀 우습게도 아직 만족스럽진 않지만 살이 안 빠진 건 아니다. 2024년 9월 19일에 시작해서 10월 , 11월, 오늘인 12월 12일까지 아직 세 달도 되지 않았는데 64.0kg에서 55.2kg으로 9kg 감량에 성공했다. 그러나 아직 내가 원하는 눈바디는 나오지 않았다. 눈바디 따위야 사실 다이어트 후에 보상으로 얻어지는 것이고 가장 원하는 것은 복부지방과 내장지방 감량이다. 팔과 다리 같은 몸의 끝 부분들은 멀쩡한데 몸통은 아직 지방이 넉넉하다. 원피스나 치마 등으로 잘 가릴 수야 있다지만 건강에는 썩 좋지 않은 상황임이 틀림없다. 필시 탄수화물과 지방, 당류를 너무 좋아해서 그런 것이리라. 지금 루틴을 설명해 보자면 아침 9시에 아메리카노 또는 ..

Likes 2024.12.12

부자병에 걸려서 슬픈 서민인 나

현 대한민국을 사는 서민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부자병에 걸린다. 값싸고 유통기한이 오래 가는 공장제 식품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군것질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내장지방이 쌓여 있고 비만, 고혈압에 다다라 있다. 건전하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모르고, 안다 해도 전시, 문화, 공연을 즐길 시간과 돈이 없어 봉지에 담긴 과자, 빵, 당류 높고 저렴한 음료수 등으로 일시적인 쾌락을 일으켜 현실을 잠시 잊어본다. 신선한 제철과채, 글루텐프리 식빵과 무가당잼은 가격이 하늘에 있고 구매하고자 해도 이마트까지나 가야 한다. 잡곡밥은 식감도 맛도 지하를 뚫을 만하여 식욕이 오히려 쏙 없어진다. 어렸을 때부터 새우깡과 칸쵸, CJ 볼로냐 스파게티, 삼립 양산빵, 아침에 오렌지 주스 등으로 입맛을 길들여 놓은 나는 이 식습..

Likes 2024.12.07

내가 만약에 어른이 된다면

직접조명이 환한 인테리어를 꼭 할 것이다.간접조명 또한 여러 군데 놓아 직접조명을 켜지 않아도 아늑한 공간을 연출할 것이다.욕실에는 욕조가 없을지언정 타일은 분홍색으로 맞출 것이고 거울은 크고 예쁜 것을 놓을 것이다.샴푸, 트리트먼트, 바디워시, 바디스크럽, 바디로션, 폼클렌징, 샤워타올, 샤워기 모두 분홍색으로 맞출 것이다.수건도 오직 파스텔톤 또는 분홍색으로만 구비할 것이다.냉장고와 세탁기, 물주전자 모두 분홍색으로 맞출 것이다.냉장고 안에는 그릭요거트와 냉동새우와 아보카도를 꼭 구비해 둘 것이다.크리스마스에는 예쁜 장식과 크리스마스 트리를 꺼내 놓을 것이다.식탁 위에 항상 케이크 스탠드를 두고 쿠키 또는 디저트를 유리돔으로 덮어둘 것이다.유리로 된 장을 하나 마련해서 내가 좋아하는 컵들을 전시해 둘..

Likes 2024.12.05

누가 챙겨주는 것인가

누가 챙겨주나 나를.이 지독하게 못생기고 추한 나를.나만 나를 챙길 수 있다.그러니까 사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다른 사람을 잘 챙기되,나도 후처리를 잘 해야 한다는 것이다.남에게 나를 기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왜냐하면 남에게 나를 기대는 것은사실은 자학과 자해에 가깝기 때문이다.기대한 만큼 받지 못하면 슬프다.슬프면 마음이 아프다.다른 사람에게 잘 해 주되,대가를 절대 기대하지 않고,예쁜 말 한마디, 웃는 표정 이런 것도 기대하지 말고다른 사람에게 자아를 깎아 대접한 것에 대해서나 자신을 칭찬하고 대견해하고피부를 물에 담그고 기름을 바르고좋은 향기를 맡게 하고 맛있는 것을 조금 먹이고하나님의 말씀을 읽게 하고 마음을 평안하기를 구하고그렇게 잊어버리고 있다가그제서야 선하게 산 행동의 결과가 올 때기..

Likes 2024.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