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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공원의 낭만과 추억

놀이공원은 놀이공원만의 판타지가 있는 듯 하다. 집에서 놀이공원을 턱턱 보내주거나 어머니 아버지가 같이 가서 놀아줄 형편은 안 되었기 때문에 놀이공원은 너무나 특별하고 준비된 날에만 허락되는 곳이었다. 학교 소풍으로 롯데월드를 갔을 때 놀이기구 위치나 길을 잘 알지 못해서 어리버리했던 내가 떠오른다. 초등학교 1학년이었으니 당연히 그랬을 것이다. 신밧드의 모험에 나오는 해골이 너무 섬뜩했고(울고 싶었으나 옆의 남자아이가 절대 울지 말라고 했다), 퍼레이드의 신데렐라가 너무 예뻐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어떤 남자아이가 신데렐라 왕자님의 장갑 낀 손을 놓지 않아서 배우가 곤란해했던 기억도 있다. 롯데월드는 실내 장식이 참 동화스럽고 비밀스러운 공간이 많아서 더욱 현실세계와 동떨어진 느낌이 들게 하였다...

Likes 2024.10.31

쿠키 케이크 커피 크림 크레페 코코아

아버지와 공원을 한바퀴 돌면서 생각했다. 나는 정말 ㅋ이 들어간 음식을 좋아한다고. 비스킷, 크래커, 초콜릿도 예외는 아니다. 물론 젤리와 사탕, 마시멜로우 등 쫄깃한 공장제 제품들도 좋아하지만 대부분 사람이 손으로 만든 음식을 더욱 선호한다. 종이 질감에 가까운 포장에, 유통기한이 길지 않아 보이는 쿠키와 케이크, 생크림이 좋다. 알록달록한 봉지에 담겨 있는 젤리와 사탕들을 보면 왠지 대접받지 못한다는 느낌이 든다. 대접받지 못한다는 기분은 뭘까, 너무 잔인하다. 내가 정당한 대가를 주고 가져온 음식인데 그것으로 대접받지 못하다니. 내가 좋아하는 쿠키 케이크 커피 크림 크레페 코코아도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사람과 적절한 상황에서 먹어야 위로가 되는 음식이지 시도때도 없이 마구 흡입한다고 해서 나를 대접..

Likes 2024.10.30

어리광 부릴 수 없는 겨울

어렸을 때는 집에 에어컨도 없고, 옷을 예쁘게 입는 방법도 몰라서 마냥 꽁꽁 싸매는 겨울이 좋았는데, 지금은 그저 최소한의 옷가지를 걸칠 수 있는 여름이 좋다. 물론 너무 더운 한여름과 너무 추운 한겨울은 누구라도 싫을 것이지... 적당한 초여름, 늦여름과 적당한 초가을이 나는 참 좋다. 얇은 맨투맨에 긴 치마를 툭 걸치거나 내가 제일 좋아하는 원피스를 딱 한 장 입는 것은 사치스럽고 만족스럽다. 이것저것 끼워입어야 하는 겨울은 나에게 너무 혹독하다. 여름에는 낮도 길어져서 세로토닌이 많이 나오고, 여기저기 다녀도 밤이 늦게 다가와서 마음이 충만해진다. 과일도 문화도 사람도 풍성한 여름이다. 겨울에는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져 무엇 하나 하고 나면 밤이 나에게 찾아와 과한 차분함을 선사한다. 그러고 나면 ..

Likes 2024.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