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유익을 위해서 하는 사랑, 에로스 사랑. 에로스 사랑은 가치를 추구하는 사랑. 즉 자기에게 유익한 가치를 추구하는 이기적인 사랑. 인간은 에로스에 의해 태어나고 스토르게에 의해서 양육받으며 필리아에 의해서 다듬어지고 아가페에 의해서 완성된다고 하지만 에로스는 당연히 부부 사이에만 허락된 것이 아닌가. 자유연애가 싫다. 자유연애는 에로스를 당연시한다. 부부관계가 아닌 것에서 에로스를 추구한다. 그것은 간음이다. 연애를 하려면 혼전 순결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혼 제도를 무시하는 건 윤리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아니 주장한다. 남녀의 사랑만이 인정된다고 생각한다. 동성애 즉 남남 여여 서로에게 정욕을 느낀다면 그것도 죄라고 생각한다. 물론 결혼하지 않은 남녀가 서로에게 정욕을 갖는 것도 죄이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회개해야 한다. 서로에게 충실해야 한다. 외모와 조건으로 귀결되는 것이 아니다. 얼굴이 마음에 들어서, 사회적 지위가 욕망에 맞아떨어져서, 벌이가 만족스러워서 서로를 선택하는 에로스 연애시장은 가장 싸구려 사랑인 듯 하다. 물론 에로스로 시작하더라도 아가페로 끝날 수 있다. 그것이 아마 세상에서 말하는 '진정한 사랑' 인 것 같다. 그러나 그런 사랑이 얼마나 있다고. 의심하고 또 의심한다. 에로스의 끝에 해피엔딩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에로스를 계속 경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