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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 수 없는 반골 기질

Amine 2024. 11. 15. 11:24

나는 타고난 반골 기질을 가지고 있다. 반골 기질이란 무엇인가 하면, 뼈가 거꾸로 된 사람, 즉 어떤 권력이나 권위에 따르지 않고 저항하는 기질. 또는 그런 기질을 지닌 사람을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지금 세상에서 나는 운동권 빨갱이라는 것이다. 그건 농담이고, 그냥 나는 일단 주어진 체계에 비판적인 사고를 먼저 하는 사람이다. 그런 습관을 가진 사람이다. 솔직히 이건 유전임에 틀림없다. 나는 정말 사랑받고 곱게 커서(이것은 기만질이 아니라 부모님과 주변 상황에 대한 감사와 겸손의 의미이다), 니가 사회에 불만이 있을 처지냐 하면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반항적인 성질은 사춘기 때 정말 심했다. 지나가는 어른들 머리를 때리고 싶을 정도였다. 하고 싶고 생각하고 싶고 말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은데 그것들을 다 금지했던 틀이 너무 싫었다. 순응하기도 싫었고 왜 적응해야 하는지도 몰랐고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면 어른들은 곤란해했고 아이들도 딱히 동의할 수 있는 주제들은 아니었다. 망할 부르주아들이 공의롭지 못하게 부와 재물을 축적하며 편하게 사는 것도 꼴보기 싫었고 내가 그들의 노동자가 될 운명이라는 것도 싫었다. 그래 내가 서민출신이라서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근데 우리 아빠는 부르주아 마인드란 말이지) 이것이 유전이라면 솔직히 엄마아빠의 금수저로 태어났어도 반골기질은 계속되었을 것이다. 내 위에 있는 다이아수저, 정치권 놈들을 더 싫어했겠지? 하여간 근데 이런 말을 하고 싶은 건 아니고, 사실 '사회의 계급'에 관련한 내용보다는 그냥 '화기애애한 모임의 분위기'를 더 싫어하는 마음이 있다. 이것은 왜 그런거냐면 성질이 더러운 것도 있고 사실 그 모임 중에서 내가 완전히 이해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일 것이다. 타인이 자신을 100%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난 그것을 아니꼬워하면서 '당신들은 나를 온전히 알지도 못하고 이해하지도 못하는데 뭐가 이해하는 척이고 사랑하는 척이냐' 라고 속으로 비꼬는 것이다. 참 이게 모임의 교제를 방해하는 것이다. 나도 이런 나의 성격이 싫고, 불편하다. 그냥 서로 사랑하려고 노력하면 되는데 뭐하러 딴지를 걸고 사람을 미워하려고 한단 말인가? 나는 온전히 이해받지 못하면 사람을 미워하게 되고 멀리하게 되는 성격인 것이다. 사실은 나는 사람을 좋아하고 이해받고 싶고 대화를 많이 나누고 싶고 관심을 받고 싶은 그런 사람인 것이다. 이건 엄마의 성격을 닮았는데, 엄마는 이것을 후천적으로 극복한 사람이다. 나도 성장하고 싶다. 성숙해지고 싶다. 나의 질풍노도같은 10대 시절을 지나 돌 하나만 던져도 물이 출렁이는 연못같은 20대를 지나 30대에는 잔잔하고 깊고 조용한 바다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