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도 말했듯이 나는 여기가 세 번째 회사다. 첫 회사는 천국이었고 지금 회사도 천국이다. 그런데 두 번째 회사는 정말 내가 급하게 구했던 직장이라 그런가 나에게 잘 맞지 않는 회사였다. 하는 일이 어렵진 않았는데 상사가 성격이 급하고 화를 많이 내는 성격이라 배울 때 괴로웠다. 단어 하나하나 못 알아들으면 화를 냈다. 나는 점점 겁을 먹어서 항상 긴장하고 있어야 했고 사무실 모든 사람들이 듣고 있는 데서 수치를 당해야 했다. 아침에 7시에 일어나 8시 반까지 출근해서 해야 할 일을 하였다. 해야 할 일 준비를 하면서도 덜덜 떨었다. 한 마디도 스몰 토크를 하지 않았다. 솔직히 여기에 다 적기도 어렵다. 너무 적막하고 외로웠고, 햇빛 한 톨 들지 않는 회사였고, 도시락 먹는 거 가지고 따로 불러내어 뭐라고 하는 회사였다. 트라우마까지 되어서 가끔씩 그 상사가 꿈에 나오기도 한다. 근로자의 날에도 쉬지 못했다. 근로자의 날에 쉬는 게 좋지 않냐 했더니, 그럼 근로자의 날에 쉬되, 5시 퇴근이던 것을 6시 퇴근으로 다시 변경해 버렸다. 나는 그나마 9시 출근 5시 퇴근이라길래 지원했더니 몇 개월 만에 그렇게 9-6으로 바뀐 것이다. 더이상 나는 이 회사를 다닐 이유가 없어졌다. 그렇게 몇 개월 만에 퇴사하게 되었다. 난 거기서 소외감이 너무 심했고 답답했다. 상사는 나에게 살갑게 대하지 않았고 또래 여직원들도 조용조용한 스타일이라 적극적으로 어울리기 힘들었다. 그나마 마음 놓을 수 있는 사람은 바깥일을 하시는 남자 직원분이셨다. 그리고 내 상사의 상사... 그분은 참 조용하신 분이었다. 여기에 모든 일상을 다 적을 수는 없겠다. 하도 반추를 해서 그런가 외울정도로 그 상황들이 생생한데, 그래도 마지막 날에는 선물을 돌리고 홀가분하게 나와서 다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