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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거리의 추억

중학생 시절 의외로 홍대거리를 종종 돌아다녔다. 툭하면 홍대에 갔다 이건 아니고, 서울코믹월드 입장권을 사러 1년에 두번 이상 간 정도다. 나는 홍대 골목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있었다. 당시 발매한 10cm의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 라는 노래에도 홍대, 이태원 등의 핫플레이스가 나오는 데다가, 홍대는 내가 아는 다른 핫플레이스와 달리 유행의 성지, 그리고 아기자기한 카페가 많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예쁘고 세련된 옷을 입은 언니들도 많았고 가끔가다 코스프레를 한 사람들도 보았다. 어렸을 때라 비싼 브런치 맛집 같은 곳을 찾아다닐 엄두는 못 내었고, 가끔가다 일본 라멘을 사 먹거나 길거리 아이스크림이나 파르페 한번 먹는 정도로 만족을 했던 것 같다. 그 중에서도 가장 들어가보고 싶은 가게들은 반지하 카페..

Likes 2024.11.22

내 남편의 조건 (세상에 없음)

무조건 내 편, 무조건 날 사랑할 것. 나를 꼭 좋아해야 한다. 진짜로 꼭.나이는 나보다 많지도 적지도 않아야 한다. 세대 차이가 크면 곤란하다. (간섭받지않는다는장점이잇음)나보다 지방이 많거나 나보다 키가 작거나 나보다 피부가 하얗지 않을 것.내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일 것. 나도 그럴 것이다.티 타임이나 다과를 나와 같이 즐기고 공감하는 사람일 것.외모에 지나친 신경을 쓰지 않아야 한다. 과하게 신경 쓰지 않아도 곤란하다.외모에 과하게 신경쓰지 않는 경우, 나의 소소한 패션코칭을 꼭 받아들여야 한다.자식 유무에 신경쓰지 않아야 한다. 나는 아직 자식을 낳을 계획이 없다.공동명의의 통장에 생활비를 넣어야 한다. 물론 나도 맞벌이를 할 것이다.요리를 하나도 하지 못하거나 하려고 하지 않는 남자는 곤란하다..

Likes 2024.11.21

낭만으로 먹는 야식 파티

그래 내가 야식을 낭만으로 먹는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아니 사실은 아무도 모른다. 말한 적이 있어야 말이지. "음식을 늦은 밤에 먹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과 함께 먹는 "자극적인 고열량 음식"이 얼마나 맛있는지. 물론 이 세 가지 조건에서 빠져도 되는 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자극적인 고열량 음식"을 저렴하게 먹고 싶으면 편의점 김밥과 햄버거, 컵라면을 사고, 돈 좀 써도 되는 상황이면 통에 담겨 오는 떡볶이나 치킨, 피자를 먹을 것이다. 유튜브는 내가 좋아하는 공포게임 플레이 영상이라거나 범죄사건 해결영상을 볼 것이다. 예전에 '청소녀 백과사전'에서 예린이가 리모컨을 들고 TV를 보면서 피자를 우물거리는 묘사가 재미있었는데, 마치 나도 예린이가 된 것..

Likes 2024.11.20

나의 두 번째 회사 이야기

이전 글에도 말했듯이 나는 여기가 세 번째 회사다. 첫 회사는 천국이었고 지금 회사도 천국이다. 그런데 두 번째 회사는 정말 내가 급하게 구했던 직장이라 그런가 나에게 잘 맞지 않는 회사였다. 하는 일이 어렵진 않았는데 상사가 성격이 급하고 화를 많이 내는 성격이라 배울 때 괴로웠다. 단어 하나하나 못 알아들으면 화를 냈다. 나는 점점 겁을 먹어서 항상 긴장하고 있어야 했고 사무실 모든 사람들이 듣고 있는 데서 수치를 당해야 했다. 아침에 7시에 일어나 8시 반까지 출근해서 해야 할 일을 하였다. 해야 할 일 준비를 하면서도 덜덜 떨었다. 한 마디도 스몰 토크를 하지 않았다. 솔직히 여기에 다 적기도 어렵다. 너무 적막하고 외로웠고, 햇빛 한 톨 들지 않는 회사였고, 도시락 먹는 거 가지고 따로 불러내어..

Likes 2024.11.19

취업의 문은 낮게 보아야 한다

한 번에 큰 사다리를 오를 수 없다. 한 번도 등산을 하지 않은 사람이 갑자기 설악산이라거나 에베레스트라던가 도전하는 것은 무모하다. 내가 진짜로 히말라야 산맥을 오르고 싶다면 꾸준히 체력을 증진시키고 준비물을 구비하고 정보를 알아봐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준비 기간에만 힘을 다 쓴다면 막상 오를 때, 정상에 올랐을 때 허무해질 수가 있다. 그리고 도전하기 점점 더 두려워진다. 정보가 많을수록 두려워지는 것이다. 난 실제로 취업시장에 처음 관심을 가졌을 때 수많은 정신병 걸리는 회사들 이야기를 듣고 경악하고 슬퍼했다. 회사는 절대 노동자의 편이 아님을 알고 있었지만 현실은 더 참담했던 것 같다. 특히 복지가 극히 제한적인 중소기업은 더 그렇다. 대기업에서는 사람이 죽어도 쉬쉬하고 중소기업에서는 인신공..

Likes 2024.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