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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어린 왕자의 죽음과 후유증

요새 어린 왕자에 obsessed 되어 있다. 나이가 한 자리 숫자였던 시절에 읽었던 충격적이었던 어린 왕자의 죽음이 20대 후반이 되어서도 후유증이 크다. 이름도 모르고, 그냥 어린 왕자라니. 이름 좀 알려 주지. 그 조그만 어린이가 장미한테 상처받고 행성 사람들한테 실망하고 사막에서 물도 못 찾고 고생했던 게 섬세하게 묘사가 되어서 마음이 아프다. 특히 조종사가 어린 왕자를 안고 우물을 찾으러 가는 그 장면이 눈물 날 정도로 애틋하다. 조종사가 어린 왕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묘사되어 있어서 참 애정하는 부분이고, 따로 내가 가장 많이 울었던 구절은 여기다. '그의 발목에서 노란 한 줄기 빛이 반짝했을 뿐이다. 그는 잠시 동안 그대로 서 있었다. 그는 소리 지르지 않았다. 나무가 쓰러지듯 그는 천천히 ..

Likes 2025.03.26

자기발견이 선을 넘으면 자기학대가 된다

오늘 '다시 한번' 깨달은 것 하나는 내가 정말 혼자 다니기를 싫어한다는 것이다. 아니 애초에 시간과 체력을 쓴다든가 돈을 쓴다든가 하는 게 싫다. 내가 뭐 하러? 얼마든지 내 의지로 시간과 돈과 체력을 아낄 수 있는데. 다른 사람과 함께라면 딱히 선택지가 없겠지만. 그 사람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위해 충분히 돈과 시간과 체력을 투자할 용의가 있지만 나 혼자서라면 굳이 멀리 있는 장소를 찾아서 내 자원을 쓰고 싶지는 않다. 왜냐하면 너무 피곤하고 돈이 아깝기 때문이다. 심지어 밖에서 음식을 사 먹으면 살도 찐다. 나 스스로 나를 잘 챙기는 기분이 들려면 그냥 내 일상생활을 빈틈없이 관리하면 될 일이다. 나는 돈을 쓰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고, 시간 일정도 계획에 어긋나면 무지하게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다. ..

Likes 2025.02.21

똑바로 밥을 먹으면 살이 찐다

나에게 진짜 밥을 먹으라고 안 했으면 좋겠다. 군것질도 제발. 나도 먹기 싫어서 안 먹는 게 아니라고요. 스트레스 받는다. 나도 핫초코, 코코아 좋아하고, 마시멜로 구워서 비스킷 사이에 끼워 먹고 싶고, 떡볶이 한 접시 뚝딱 해치울 수 있고, 생크림 가득 들어간 와플과 케이크를 10분 만에 없앨 수 있다고요. 찰기 있는 흰 쌀밥에 김치, 햄, 계란말이만 있어도 두 그릇은 먹을 수 있고, 비빔국수에 삼겹살을 곁들여 먹으면 4분 안에 먹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렇게 먹으면 살찐다고요. 내가 운동 선수나 주 5회 고강도 운동을 1시간씩 하는 그런 사람도 아닌데 하루종일 회사에 앉아 있다가 퇴근하고 누워버리는 게 다인데 그렇게 먹을 수는 없다고요. 2월 12일 - 51.1kg너무 속상하다. 저번 주 목요일에는..

Likes 2025.02.12

날씬하다고 예뻐지는 건 아니더라고

오늘 공복 몸무게로 50.8kg 라는 숫자를 봤다. 이번 주에 거의 탄수화물을 먹지 않았다. 아니 사실 그건 거짓말이다. 어제 동생이 남긴 찜닭에서 당면을 좀 먹었기 때문이다. 물론 당면 먹기 전, 혈당관리를 위해서 야채와 버섯을 먼저 먹었다. 그게 점심이었고 저녁은 단백질음료 한 병에 견과류 한 봉지를 먹었다. 요새 왜 이렇게 달걀이 먹기 싫은지. 껍질 까기도 귀찮고 왠지 살찔 것 같고 그렇네. 그래도 돌아가면서 메뉴를 다양하게 먹으니 살 빼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다. 특히 견과류가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그 견과류 봉지 가운데서도 말린 라즈베리가 없었다면 나는 목 막혀 죽었을 것이다) 이 몸무게까지 올 때 중간중간 폭식할 것 같은 위기가 있긴 했다. 그러나 아무도 내가 살 찌는 것을 바라지 않는..

Likes 2025.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