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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주의자의 반란과 꼽주기

그래 난 정말 유명한 이상주의자였다. 모태신앙 기독교인이기도 하고 '엄마 찾아 삼만리'나 '세라 이야기', '큰 바위 얼굴' 등을 읽고 자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선한 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그런 권선징악적 이야기에 감동하고 위로받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게 현실에서도 적용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나는 학창시절 외모지상주의나 학교폭력 등의 정의롭지 않은 사건에 분노하면 세상 물정 모르는 개찐따같은 사람이 되었고 이혼하는 부모 아래 있는 자녀 양육 문제나 복잡한 불륜, 치정 사건들에 비판적이고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면 쿨하지 못한 사람이 되었다. 사람들은 대부분 무거운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떨떠름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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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성공일까 아닐까

24.12.16.(월) - 54.2kg어제 사모님들이 내가 살이 엄청나게 빠졌다고 엄마만큼 날씬해졌다고 칭찬을 마구마구 해주셨다. 기쁘긴 했는데 솔직히 할 말이 없더라. 살 쪘던 예전의 나의 모습을 욕할 수도 없고. 나는 60kg이 넘어갈 때에도 분홍 원피스를 입은 내가 너무 사랑스러웠기 때문이다.(절대로 길티챌린지가 아니다) 그냥 살빼느라 죽겠다고 설렁설렁 넘겼다. 그래 생각해 보면 내 정체성을 '디저트를 좋아하는 여자아이'로 정의한 것 치고는 독하게 했다. 솔직히 단 음료도 거의 안 마셨고, 단 거 마신 거라곤 시럽 반절만 넣은 카페라떼나 아니면 한 끼 대용으로 마신 초코라떼밖에 없다. 그것도 너무 아껴서 먹느라 5시간 동안 야금야금 마셨다. 아 그리고 생리 직전에 먹은 미떼 핫초코 100ml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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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으로 보고 싶은 OL의 식문화

직장 끝나고 도시의 밤거리를 걷다가 초밥을 포장해 와서 집에서 야경을 즐기며 음료수와 같이 먹기휴일에 예쁘게 꾸미고 친구와 함께 걸스토크를 하며 햇살이 들어오는 식당에서 파스타 먹기남편을 위해서 가지볶음과 감자볶음, 라자냐 등을 만들어 아늑한 주황색 조명이 있는 식탁에서 같이 먹기저녁에 끼니를 거르고 밤늦게 선물받은 초콜릿 박스를 열어 예쁜 고급 초콜릿 10개를 다 먹고 후회하기새로 산 포근한 수면양말을 신고 직접 구운 시나몬롤 또는 초코칩 쿠키에 우유를 곁들여서 밤참으로 먹기일이 바쁜 기간에는 사무실에서 야근을 하며 삼각김밥 1개와 우롱차로 저녁식사 때우기오랜만에 시간이 남은 평일 아침 흰밥에 소금만 넣어 간단하고 맛있는 주먹밥 만들어 먹기정시퇴근을 한 운 좋은 날에 나를 위한 요리를 하고 싶어 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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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을 보며 외치는 말 : 살더빼

요새 내 주된 관심사는 역시나 다이어트이다. 사실 좀 우습게도 아직 만족스럽진 않지만 살이 안 빠진 건 아니다. 2024년 9월 19일에 시작해서 10월 , 11월, 오늘인 12월 12일까지 아직 세 달도 되지 않았는데 64.0kg에서 55.2kg으로 9kg 감량에 성공했다. 그러나 아직 내가 원하는 눈바디는 나오지 않았다. 눈바디 따위야 사실 다이어트 후에 보상으로 얻어지는 것이고 가장 원하는 것은 복부지방과 내장지방 감량이다. 팔과 다리 같은 몸의 끝 부분들은 멀쩡한데 몸통은 아직 지방이 넉넉하다. 원피스나 치마 등으로 잘 가릴 수야 있다지만 건강에는 썩 좋지 않은 상황임이 틀림없다. 필시 탄수화물과 지방, 당류를 너무 좋아해서 그런 것이리라. 지금 루틴을 설명해 보자면 아침 9시에 아메리카노 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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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병에 걸려서 슬픈 서민인 나

현 대한민국을 사는 서민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부자병에 걸린다. 값싸고 유통기한이 오래 가는 공장제 식품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군것질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내장지방이 쌓여 있고 비만, 고혈압에 다다라 있다. 건전하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모르고, 안다 해도 전시, 문화, 공연을 즐길 시간과 돈이 없어 봉지에 담긴 과자, 빵, 당류 높고 저렴한 음료수 등으로 일시적인 쾌락을 일으켜 현실을 잠시 잊어본다. 신선한 제철과채, 글루텐프리 식빵과 무가당잼은 가격이 하늘에 있고 구매하고자 해도 이마트까지나 가야 한다. 잡곡밥은 식감도 맛도 지하를 뚫을 만하여 식욕이 오히려 쏙 없어진다. 어렸을 때부터 새우깡과 칸쵸, CJ 볼로냐 스파게티, 삼립 양산빵, 아침에 오렌지 주스 등으로 입맛을 길들여 놓은 나는 이 식습..

Likes 2024.12.07